2008년 02월 12일
The Off Season
미사를 드리고, TV로 오다기리 죠의 <도쿄 타워>와 <판의 미로>를 보고, 오랜만에 백은하 작가의 작품을 보고, 집 근처로 찾아와 맛난 스테이크를 사주는 다정한 지인덕에 오랜만에 바깥나들이를 하고, 그리고 밀린 Johnnys 계열의 영상들을 모조리 보고, 그렇게 잘 쉬면서 연휴를 마무리하고 이런 저런 생각들을 정리했습니다.
아무런, 정말 거의 아무런 기대없이 5군데 지원을 했습니다. 1차 심사도 통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측되었던 첫 학교에서 최종면접에 올라가는 바람에 전체적인 흐름을 익힐 수 있었고, 그 기운을 이어 다른 한 곳에서 최종 낙점에 아주 가까이까지 가보았고, 한 곳은 다른 곳의 최종면접과 2차 면접이 겹쳐서 포기했고, 한 곳은 탈락했고(사실 여긴 제일 가고 싶지 않은 곳이었으며, 가장 만만하다고 생각했던 곳이었는데^^;;), 국책 연구소 하나는 2mb가 공무원 감축 정책을 내세우는 바람에 공채 자체가 모호해진터라...이 정도면, 첫 도전치고는 휼륭한 성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런 준비없이 "분위기나 한번 보지"하고 했던 출발점의 내 마음에 비추어본다면, 더욱 그렇지요. 분위기 파악, 충분히 했습니다. 그건 "임용의 원칙은 아무도 모른다는 것" ^^ 이지요. 나보다 훨씬 훌륭한 스펙을 가진 사람들이 탈락하기도 하고, 내가 생각하기에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이 임용되기도 하고. 막상 뛰어들어보니,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듣고, 상황을 바라보다 보니 정말 "무서운^^" 세계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 가운데서 분명해진 것은, 어떤 것이 내게 주어질 때, 내가 준비된 사람이어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라고 해야 하나요.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것들, 요구되는 것들이 분명히 있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라는 것이지요. 그리고 돌이켜보면, 내가 가지게 된 어떤 자격같은 것들은 내가 만들어내려고 해서 된 것들은 아니었습니다. 어떤 의도나 목표없이, 어찌어찌 하다보니 가지게 된 것들이 많았어요. 보기엔 일을 잘 할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치밀한 계획이나 목표를 가지고 있을 것처럼 보이겠지만,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지요. 내가 얼마나 계획없이 얼렁뚱땅 사는 사람인지...그러니, 내가 가지게 된 것들은 주어진 것에 순응하며 살았던 삶의 결과물들입니다. 그 안에 내 노력이 전혀 들어가 있지 않은 것은 아니겠지만, 사실은 거저 받은 것이라는 말이 맞습니다. 그것은 어떤 시간들과 경험들을 해왔기 때문에 비로소 알 수 있게 된 것이겠지요. 지나왔기 때문에 알게 된 것들...
그래서, 더욱 감사하는 마음으로 이번 시즌을 정리합니다. 20%쯤의 기대감으로 차 있던 마음을 비워야 새학기 준비를 할 수 있을 테니까요. 책임이 적고 여유있는 시간이 조금 더 길게 주어졌다고 생각하면, 그것 자체로 또 기쁜 일입니다. 그런 마음으로 오늘부터 다시 새로운 mode로 들어가야 겠지요. 책 한 권도 읽지 않으며 충분히 뒹굴댔으니, 허리가 아파서 일어날 정도로 충분히 자고 먹었으니, 논문끝내고 쉬지 못했다고 투덜거리던 제 푸념을 다 채워주셨으니^^;; 이젠 다시 일하고 조금 바쁜 일상으로 돌아가려 합니다. 긴 연휴를 마친 여러분들도 지금 주어진 일상에 기뻐하며 즐거운 나날들을 보내시길...
덧) 이글루 메인에 올라오는 숭례문 관련 글이나 덧글 중 상당수가 "더 이상 논쟁보다는 효율적인 문제 해결방안을 찾자. 그러니 이명박이니 오세훈이니, 혹은 문화재 관리청이니, 책임 소재를 따져 묻기 보다는, 소모적인 논쟁보다는, 추후 해결방안을 생각해보자" 이더군요. 내가 그런 글만 읽은 것인지는 몰라도, 벌써부터 이런 식의 물타기가 시작되는군요. 자신들도 알게 모르게. <- 이런 마음이 친일문제도, 과거사 청산도 모두 묻어버린 것이겠지요. 다시 문제가 발생하지 않게 하려면, 당연히 문제의 원인을 찾아야 하고, 원인을 찾아보면 책임소재와 문제의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이 보입니다. 책임을 분명히 물어야, 다음에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겠지요. 이건 새정부에서 과거사 진상 규명 위원회를 비롯해 상당수를 없애거나 정부 하에 두어 독립성을 가리려고 하는 것이나, 더 이상 일본에게 공식적인 사죄를 요구하지 않겠다는 것과 유사한 속성을 가진 것이라고 느껴집니다. 결국 '눈 가리고 아웅' 하자는 것이지요. 미래는 과거와 현재로부터 이어져 오는 것임을 기억했으면 좋겠네요.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게 정책을 입안하고 시행하는 것만큼 책임을 묻는 것은, 반드시 하고 지나가야 할 일입니다. 이건 이념적 성향의 문제가 아닌걸요. ㅠ.ㅠ
# by | 2008/02/12 07:10 | Miss. Vertigo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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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렴 초기라는 --;; 지금 지민이는 할머니 집에서 요양중이랍니다.
안오는게 도와주는거라면서 절대루 오지 말라는 어머니 덕에 이번주는 휴가에요~~
아 언니의 첫도전은 이리 마무리가 되었군요..
저는 아직도 어찌될지 갈팡질팡...
그러나 확실한건 피하고 싶은 그분과는 함께 하지 않는 다는 사실이에요..
그 하나만으로도 감사하고 살아야 하는듯 싶습니다.
이곳으로 옮긴후 하나 아쉬운점은 언니의 느낌이 묻어나는 폰트를 볼수 없다는 것이에요..
그 폰트로 언니글 읽을때마다 언니의 감정을 느낄수 있었는데..
여긴 그 폰트가 없나봐요.. 흑흑
언니 사순시기 잘 보내시고..
부활전에 만나요~~^^
덧붙임 : 약수역 근처에 맛난 스테이크집 있어요?? 어디에요??? 궁금궁금
그르게. 나도 그 폰트 무척 좋아했지. 세로로 뻗어있으면서도 동그란 느낌도 있어서. 여기엔 딱딱한 듯한 돋움체가 어울린다 싶지만서두, 한번 넣어봐야겠네. ^^ 가능할 것 같기는 하니까.
덧) 아~하이야트로 올라갔지. 그래봐야 5분이니까^^ 하이야트에서 경리단길로 150m쯤 내려가면 왼편에 casajj라고 있어. 그냥 저냥 괜찮아. 맘 편하게 신랑이랑 한번 가봐. 거긴 안심 스테이크가 낫더라, 등심보다. ^^ 그으래~~부활 전에 보자!!
http://blog.naver.com/toymusic_/50026963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