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2월 18일
Happy Christmas(War Is Over)
이번 해의 크리스마스 이야기는 존 레논과 오노 요코에서 시작합니다.
엊그제 스마스마에 오노 요코가 나와 스맙 멤버들과 함께 Happy Christmas(War Is Over)를 불렀습니다. 덧붙여 노래의 제일 앞 부분에 속삭이는 말이 자신의 딸인 쿄코, 존의 아들인 줄리안의 이름을 부른 것임을 다시 밝힙니다. 그들에게 전하는 인사였다고. 그리고 오노 요코는 존 레논과의 가장 인상적이었던 일로 신혼여행 기간 동안 펼친 반전 시위인 '베드인(Bed-in) 평화 시위’를 언급했습니다. 세상에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었지만 사람들은 큰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비틀즈도, 존 레논도 잘 알지 못하지만 나는 존 레논이 요노 요코를 만난 것이 그가 이후에 펼치게 되는 삶에, 특히 세상을 향해 더욱 열려있는 시각을 가지게 되는 데에 상당한 미쳤다고 생각합니다.
요노 요코의 이야기 속에서, 그녀의 표정에서, 두 사람이 처음 만났을 때 아마 두 사람은 첫 눈에 반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특히 존 레논은 그녀와의 만남을 통해 위안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그녀가 전시했던 설치 전시물에서 큰 인상을 받았음이 분명해보이고, 동시에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눈을 마주치며 그들은 서로에게서 자신을 발견하고 또 서로의 다른 면에 이끌리기도 했을 테니까요. 이후에 그들이 한 많은 이야기들은 이 과정들을 잘 보여주고 있기도 하구요.

바로 이 전시물이 그녀의 전시회에 설치되었던 것이고, 오노 요코가 두 사람의 첫 만남을 이야기할 때 언급한 바로 그것입니다. 이 작품은 사다리에 올라가 줄에 매달린 돋보기를 가지고 천장에 쓰여진 글자와 마주하는 것이 주 컨셉입니다. 새겨진 글자는 YES. 이 전시물을 스마스마에서 재현해냈는데, 고로는 사다리 위에 올라서서 이런 말을 하더군요. 이곳에 올라오니 문득 외로운 마음이 들었는데, 그때 눈 앞에 펼쳐지는 YES를 보며 긍정의 힘을 얻었다고. 바로 그 순간, 그것을 마주하는 그 찰나에 그 글자가 가지는 힘은 단지 글자가 아니라 마치 내 생이나 세상을 향한 태도로 지각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존 레논도 실제로 그 작품을 본 순간, 엄청난 긍정의 힘을 느꼈다고 고백하고 있구요. 누군가가 저 사다리에 오르는 그 순간, 그 작품은 보여지는 대상이 아니라 살아 움직이는 것이 되고, 이러한 움직임 안에서 작품은 완성됩니다. 오노 요코가 저 작품을 설치하는 순간이 아니라 매번 서로 다른 사람들이 사다리 위에 올라가 돋보기를 들고 YES라는 글자를 바라보고, 마음이 움직이게 되는 그 순간이 바로 작품이 완성되는 순간이겠지요.
그가 만든 노래를 듣고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며, 크리스마스의 정신이 무엇일까를 생각합니다. 그것은 오랜 기다림이 지나고 나면 그 분이 오신다는 것을 믿는 마음, 혹은 절망의 끝에서도 희망을 바라고 묵묵히 걸어가는 태도가 아닐까요. 그리고 YES라는 글자와 마주하며 체험한 긍정의 힘, 싱고가 느꼈다는 '지금으로도 충분하다'는 위로를 서로에게 건네고 나누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 자리엔 세상을 향해 눈을 열어 바라보고, 귀를 기울이는 것도 함께이겠지요. 시절은 하 수상하고 느는 것은 한숨 뿐이지만, 그래도 같이 살아있는 사람들 덕분에 힘을 내는 것임을 깨닫습니다. 한 해가 가고 새로운 해가 온다는 이 시절을 핑계삼아, 얼굴을 마주하고 마음을 맞대어보는 것도 좋겠지요. 대림 3주간, 이제 곧, 크리스마스입니다.
조금만 더 기다리면 그분이 오십니다.
이어지는 내용
# by | 2009/12/18 00:59 | 오기 렌의 X-mas | 트랙백 | 덧글(2)




